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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별점평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지극히 평면적인 서사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리부트 된 '혹성탈출' 프리퀄 시리즈의 2편인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을 감상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을 연출했던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이 아닌 '맷 리브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그는 '클로버필드'(2008년작)에서 역동적이고 실감나는 페이크 다큐 영상을 선보이며 인상적인 장면들을 보여주었던터라 이번 작품도 개인적으로 상당한 기대를 안고 감상에 임했습니다.

 

물론 '진화의 시작'(2011년작)이 실망스러움으로 가득 찼던 '팀 버튼'감독의 리메이크 '혹성탈출'(2001년작)을 아예 잊어버릴 정도로 완벽하게 예상을 뛰어넘는 수작이였기에,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의 빈자리와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주연 배우 '제임스 프랑코'의 부재가 살짝 걱정스럽기도 했었습니다만, 왠지 모를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러한 막연한 신뢰감으로 영화를 감상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은 부풀었던 기대치에 비해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결과물이 된 것 같습니다.

 

프리퀄 작품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이라면 이미 많은 관객들이 마지막에 행해지는 결과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전개해 나가는지, 그리고 자연스러운 극의 흐름을 통해 충분한 흥미를 부여시켜주는 디테일한 연출력을 얼마나 보여 줄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진화의 시작'은 이러한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고 많은 관객들을 매료시킬만한 블록버스터로 탄생한 반면, '반격의 서막'은 전편에서 보여주었던 탁월한 심리묘사나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었던 긴장감이 많이 희석되어 버린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이번 편에서 주인공 '시저'는 유인원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혼란한 시대에 리더로서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고뇌를 많은 시간을 할당하여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들과의 대립, 상생을 선택해야 하는 갈등 구조의 표현, 그리고 2인자 '코바'의 야욕과 증오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의 전개 등 은 나름대로 잘 짜여진 각본속에서 군더더기 없는 무난한 연출로 진행되는데, 문제는 주연급을 제외한 많은 인물들이 예측 가능한 범위내에서 너무 평면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묘사되는 것에 있습니다.

 

이미 유인원과 인간의 전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 지를 알고 있는 상황인데, 스토리는 뒤로 갈수록 예상했던 데로만 흘러가 버리니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참신한 기획력도 부족해 보이고, 긴장감이나 몰입감 역시 상당 부분 떨어져서,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아껴두었던 대규모 액션씬이 스펙타클하게 펼쳐지는 장면에서도 큰 감흥을 느끼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단점을 부각시켜 언급한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임에는 분명한 작품입니다. 전편에 비해 더욱 진보된 기술인 '라이브 퍼포먼스 캡쳐'로 생동감 넘치는 디지털 캐릭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 현대 정치판을 보는 듯한 유인원들간의 권력욕과 조직적인 갈등의 표현, 그리고 전형적으로 풀어나가긴 했지만 '신뢰'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메세지까지... 3부작을 종결짓는 마지막 작품이 개봉되는 시점이 오면 이 작품을 다시 한번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볼까 싶네요.

 

P.S
제 리뷰에 사용한 영화포스터는 영국의 아티스트 '맷 퍼거슨'(Matt Ferguson)의 작품입니다. 공식적인 영화 포스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영화의 포인트를 잘 잡아낸 심플하고 멋진 디자인인 것 같아요.  영화와는 별개로 최근에 제작된 영화 포스터 중에 가장 최악의 디자인을 선정해 보라면 단연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을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습니다.  메인 포스터로 사용되고 있는 이미지를 보면, 말콤 박사와 시저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하늘에 둥실둥실 떠있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그래픽디자인학과 학생이 실습한 엉성한 결과물처럼 보이는지 합성 작업수준이 참 조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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