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애타게 기다리던 소녀시대의 블루레이타이틀은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출시가 되었습니다.
'JAPAN FIRST TOUR GIRLS GENERATION'이라 명명된 이번 타이틀은 2011년 5월 31일부터 일본 6개 도시에서 행해진 라이브 투어(14번의 공연, 총 동원수 14 만명)를 담은 소녀시대 최초의 블루레이타이틀입니다.
초회한정판과 일반판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가 되었는데, 제가 구입한 초회한정판은 필름재질의 커버에 디지팩 사양의 디스크 케이스, 특제 카라멜 박스에 담긴 골드색상의 멤버별 핀뱃지, 36페이지의 화보집, 그리고 일반판에 없는 특전영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필름재질의 란제리문양(?) 커버가 실제로 보면 확실히 예쁘긴 합니다^^ 소녀시대 콘서트 의상과 컨셉을 맞추어 디자인 된것 같더군요.
두툼한 화보 북클렛은 소녀시대 멤버들의 화려한 사진들로 꽉꽉 채워져있어 확실히 일반판보다는 소장가치면에서 충분히 메리트가 있어 보입니다.
골드색상으로 도색된 멤버별 핀뱃지도 아기자기한게 귀엽구요..^^;;
영상스펙은 1080p AVC 포맷이며, 비트레이트는 평균 30~35 mbps 사이로 라이브공연 타이틀로서는 레퍼런스에 가까운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Linear PCM 2.0 (48kHz / 2.3 mbps) 채널의 사운드 해상력도 상당히 준수한 편이기는 합니다만, Dolby True HD (48kHz / 5.1~5.5 mbps) 사운드가 음장감이나 공간감에 있어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녀시대의 또렷한 보컬을 집중적으로 듣고 싶은 분들에게는 PCM 스테레오를, 관중들의 함성과 리얼한 현장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HD사운드쪽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현재 저의 홈시어터 환경이 '임시 3D 블루레이 환경'으로 조성이 되어 있는 까닭에 HDMI케이블이 리시버를 거치지 않고 PS3와 3D디스플레이로 직연결 되어있어 HD 멀티채널 사운드를 듣기 위해 간만에 리시버 뒤집고 쇼를 한바탕 했네요. 은근히 귀찮은 작업이였습니다 -_-;;
일본에서는 현재 정규 1집만이 발매가 된 상황이기때문에 한국어로 부른 곡도 트랙리스트를 상당수 차지하고 있어, 본인처럼 일본어로 된 소녀시대의 노래에는 그다지 애정(?)이 없는 분들 역시 한국어트랙 챕터만 감상을 하여도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가 많은 타이틀이라 할만합니다.
라이브 트랙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1. OPENING / 2. GENIE / 3. you / 4. MR.TAXI / 5. I’m In Love With The HERO / 6. Movie / 7. Let It Rain / 8. MC / 9. 첫눈에 (한국어트랙) / 10. ETUDE (한국어트랙) / 11. Kissing you (한국어트랙) / 12. Oh! (한국어트랙) / 13. Movie / 14. THE GREAT ESCAPE / 15. Movie / 16. BAD GIRL / 17. Movie / 18. Run Devil Run intro / 19. Run Devil Run / 20. Beautiful Stranger / 21. HOOT / 22. Complete (한국어트랙) / 23. My Child (한국어트랙) / 24. Movie / 25. 냉면 (한국어트랙) / 26. 하하하송 (한국어트랙) / 27. Gee / 28. MC / 29. BORN TO BE A LADY / 30. 다시 만난 세계 (한국어트랙) / 31. 힘내 (한국어트랙) / 32. MC / 33. It`s Fantastic
DVD 출시때부터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까지 일본 뮤직 타이틀의 메뉴디자인은 항상 심플하다 못해 심심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로 나미에'나 '나카시마 미카'의 블루레이 메뉴디자인을 봐도 딱 저정도 수준에서 레이아웃이 구성되어 있더라구요.
심플함을 추구하는 일본의 디자인 특성을 알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너무 좀 썰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많은 관중의 함성과 함께 시작하는 오프닝에는 팬들을 위한 커다란 선물상자가 열리면서 소녀시대 멤버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관중들에게 던지는 첫마디...
お呼びですか~~ 오요비데스까~~ (부르셨습니까?)
오프닝을 여는 GENIE (소원을 말해봐)를 감상하면서 웅장한 스케일을 느끼게 해주는 다각도의 카메라 앵글과 세밀한 클로즈업으로 촬영된 멤버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제대로된 HD콘텐츠로 소녀시대 공연을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굉장히 흐뭇해 지더군요^^
첫눈에, ETUDE, Kissing you, Oh! 등의 한국어 트랙이 메들리로 이어지는 챕터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분들께 접대용으로 보여주기에도 상당히 좋은 챕터입니다.
첫눈에, ETUDE, Kissing you 까지는 관객과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곡으로 사용되었다면 첫번째 한국어트랙 메들리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Oh!' 에서는 오리지널 안무를 선보이고 있는데, 블루레이 특유의 높은 해상도와 영상전송률로 인해 격렬한 안무에도 불구하고 공중파 HD 음악프로처럼 깍두기현상이 없는 깔끔하고 안정적인 영상을 감상할수가 있었습니다.
한국어로 부르는 잔잔한 발라드넘버 'Complete'에서는 각자 특색있는 보컬로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며 차분하면서도 근사한 라이브를 들려줍니다. 주로 근접촬영으로 편집된 이 챕터에서는 블루레이의 디테일한 해상력으로 인해 바로 VIP석에서 소녀시대 공연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하더군요 ^^;;
공연 사이 중간 중간에 뮤직비디오 형식의 짧은 무비클립이 수록되어 있는데, 꽤 멋지게 만든 영상도 있는 반면, 좀 엉성해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SF, 액션, 스릴러, 코메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역시 한국어트랙으로 박명수와 제시카가 듀엣으로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냉면'을 소녀시대 버전으로 들려주는데, 원곡에서 박명수파트 부분의 코믹한 요소가 빠지긴 했지만, 대신 곡 분위기가 상당히 상큼하고 귀여워져서 오히려 이 라이브에서 부른 버전이 정식으로 편곡되어 음원이라도 발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곡입니다.
이번 소녀시대 라이브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건진 '뜻밖의 수확'이였다고나 할까요^^?
소녀시대를 알린 데뷔곡이자 절도있는 군무가 돋보이는 곡 '다시 만난 세계'는 개인적으로 소녀시대 최고의 명곡으로 꼽고 있는데, 이번 라이브에서 그 멋진 군무를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감격스럽더군요^^
공중파 HD 가요프로에서 '화질저하의 주범'으로 찍혔던 현란한 '레이져 조명'이 이 챕터에서도 사방으로 뿌려대는데, 당연히 고해상도의 블루레이답게 뭉개지는 현상없이 안정적인 영상을 보여줘서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어트랙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 '힘내!'에서는 신나는 곡구성에 맞게 멤버들이 공연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열창을 하는데, 소녀시대 멤버별로 동선을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는 카메라 워킹과 화려한 무대 연출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며 감상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어 버립니다.
음악공연을 감상했다기 보다는 ABBA The Movie 뮤직다큐의 'Dancing Queen'을 보고 난 이후 느낀 그런 감동....
그런 감동을 아이돌 걸그룹 소녀시대의 콘서트 타이틀에서 느끼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
'그래봤자 이미 HD방송영상으로 마르고 닳도록 본 소녀시대 인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이 블루레이 타이틀을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TV방송물로는 접할수 없는 거대 규모의 화려한 무대세트와 일본의 노하우로 다져진 음향기술력, 감상자를 즐겁게 만드는 환상적인 카메라워킹과 빠른편집의 화면전환 등을 현존하는 최고매체인 블루레이의 고퀄리티 결과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 개인적인 취향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소녀시대의 최대히트곡 'Gee'라고 한들, 일본어버전은 영~~ 정이 가질 않더군요. 한때 아무로 나미에, 코다 쿠미, 나카시마 미카 등 일본 가수들의 음반이나 영상물을 해외구매로 콜렉팅할 정도로 J-POP에도 관심이 많았었는데, 소녀시대가 부르는 국내히트곡의 일본어 버전은 노래가 싫은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냥 귀에 잘 안들어옵니다.
우리말로 즐겨듣던 '가요'를 일본어로 들으려니 무척 어색한거죠. 그래서 소녀시대의 국내음반은 모두 구매했어도 일본에서 발매된 음반은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공연의 경우 정규 1집만을 발매한 상태해서 진행한 콘서트이기 때문에 다량의 한국어트랙을 접할 수 있었지만, 추후 일본에서 발표한 곡들이 더 쌓인다면, 다음 공연에서 한국어트랙이 눈에 띄게 줄어들것은 뻔한 수순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공연의 블루레이가 저에게는 더 큰 의미에서 소장가치가 충분한 거구요 ^^;;
소녀시대 국내공연을 다녀온 분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국내에서 소녀시대 라이브를 이정도의 퀄리티로 뽑아내기란 현재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 소녀시대의 음악을 좋아하거나 구입을 아직도 망설이고 계신 분들에게는 자신있게 추천드릴만한 블루레이 타이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