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Oz : The Great and Powerful (2013)
'샘 레이미' 감독이 '디즈니 가족영화'를 만든다? '스파이더맨'시리즈로 헐리우드 메이저 흥행감독대열에 합류하긴 했지만, 그전까지만해도 '이블데드', '다크맨', '드래그 미 투 헬' 등 B급 호러무비와 작가적인 취향이 반영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샘 레이미'감독이 가족영화브랜드 디즈니와 손잡고 너무나 유명한 고전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을 만든다면 과연 어떠한 작품으로 탄생될지가 궁금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감상해보니 디즈니에서 제작된 작품답게 무난한 전체관람가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소 건전한(?) 형식을 취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누가 '샘 레이미' 영화 아니라고 할까봐 감상자를 순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악동기질의 연출도 간간히 나와서 더 흥미로웠는데, 특히 B급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싼티나는 느낌의 카메라워킹을 디즈니의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영상에서 접해보는건 왠지 값비싸고 독특한 컬트를 즐기고 있는것마냥 신선하더군요 ^^ 또한 '스파이더맨'에 나왔던 '그린 고블린' 패러디 영상이 나올때는 역시 '이건 내 이름을 걸고 만든 디즈니영화야!'라고 외치는 듯한 인상까지 받았습니다^^
'미쉘 윌리엄스'가 현실세계와 오즈세계에서 오스카의 옛 애인과 함께 마녀 '글린다'까지 연기하며 1인 2역을 소화하였는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설정말고도 현실세계에서 마술사 오스카의 조수로 나왔던 '프랭크'를 연기한 배우 '잭 브라프'와 걷지 못하는 휄체어 소녀관객을 연기했던 배우 '조이 킹'이 오즈세계에서는 오스카의 조수가 되는 날개달린 원숭이 '핀리'와 도자기 마을의 붕괴로 인해 다리가 부러진 도자기인형 소녀 '차이나 걸'의 목소리연기를 맡는 등 현실세계와 오즈세계와의 흥미로운 연결고리 설정으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굳이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보다 훨씬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해리포터'시리즈마저도 전부 한국어 더빙이 되어서 개봉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디즈니 브랜드 '전체 관람가' 등급인 이작품에 한국어 더빙이 없는건 여러모로 꽤 아쉽습니다. 자막을 읽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도 한국어 더빙만 지원된다면 충분히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수준이였거든요. (개인적으로 제가 외국영화의 한국어 더빙을 굉장히 좋아하는 이유도 있긴 합니다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은 런닝타임동안 예상했던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평면적으로 진행되다보니 스토리텔링의 깊이감도 부족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3D영화의 마스터피스로 통하는 '아바타'나 '휴고', '라이프 오브 파이'와 비견될 정도로 수준 높은 3D영상의 향연과 호사스러운 색채로 이루어진 오즈 세계의 미술적 공간이 주는 환상적인 영상미, 그리고 저연령층도 쉽게 흡수할만한 이야기전개는 분명히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가족영화'로서 더없이 좋은 결과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앞서 언급한 '샘 레이미'만의 컬트적인 연출도 살아있는 느낌이라서 이채로웠구요^^
P.S
'마녀'로 쓰고 '미녀'로 읽어야 할 정도로 너무도 매력적인(!) 마녀들과 감초같은 캐릭터들, 적재적소에 배치된 깨알같은 유머는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 요소들인데, 특히 마녀삼총사(?)에서 '미쉘 윌리엄스'와 '밀라 쿠니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는 지긋한 나이대에 접어드신 '레이첼 와이즈'누님의 미모마저도 치명적일 정도로 아름다워서 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