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마이클 베'으리' 감독의 신작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를 감상했습니다. 흔히들 '욕'하면서도 계속 감상하게 되는 '의리'시리즈를 꼽으라면,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시리즈와 더불어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시리즈를 언급하곤 하는데요.
역시나 이번 작품도 예상했던데로 헐거운 스토리라인을 따라 진부하게 흘러갑니다. 다행히 전작보다 나아진 점이라면, 짜증날 정도로 난잡한 캐릭터나 정신없이 멋만 잔뜩 부린 편집은 어느정도 정비가 된 느낌이긴 합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그래서 영화가 더욱 지루해지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갑니다. (더군다나 상영시간마저도 살인적으로 길어요-_-;;)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망가지는 감독의 연출력을 생각해보면, 수작 이상만 취급하는 '크라이테리온'에서까지 인정을 받았던 '더 록(1996년작)'을 도대체 '마이클 베이' 감독이 그당시에는 무슨 약(?)을 복용하고 그렇게 근사하게 만들어 낸것인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베이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더 록'을 넘어서는 작품은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것 같은 예감이 들어 여러모로 씁쓸하네요. 카메라를 다루는 감각적인 비쥬얼 센스는 타고난 감독인데 말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동안 극중 밸런스를 무너뜨리던 '천하무적 미군'은 빠졌지만, 그 대신에 영화 구석구석 조밀하게도 '성조기'를 열심히 집어넣으며 정성을 들이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눈물겨운 애국심은 유감스럽게도 여전했습니다. 미국 이외의 전세계 관객들에게는 지극히 의도된 성조기의 잦은 노출이 결코 반가울리가 없는데 말이죠.
영화를 보기전에 이미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번 시리즈도 역시 각본의 섬세함이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수준이며, 헐리우드 거대자본으로 뒤덮어 버린 C.G의 끊임없는 물량공세만이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몇가지 눈에 띄는 인상적인 전투장면도 있지만,(그것도 오토봇 액션보다는 '마크 윌버그'의 액션이라는건 함정-_-)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과중된 현란한 액션에 지치기만 하더군요.
스토리텔링의 골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개연성없이 펼쳐지는 액션이 얼마나 지루하고 피곤할 수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노출빈도가 지나친 각종 대기업들의 PPL을 보고 느끼는건, 영화란 '제한된 시간안에 주제의식을 표출하는 예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의도적인 비즈니스만 잔뜩 들어가있는 대규모 홍보영상물'에 더 가깝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세계적으로 폭망했던 '아일랜드(2005년작)'를 필두로 '마이클 베이' 감독 작품은 유독 국내에서 크게 흥행을 하고 있는데, 그런 한국에 대해 '실천'은 없이 '립 서비스'만 열심히 해대고 있는 '마이클 베이'감독이 최근에는 곱게 보이지가 않네요.
이번 '사라진 시대'편만해도 중국배우 '리빙빙'을 캐스팅하며 홍콩, 베이징 등을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이 삽입되었고, 일본의 사무라이 로봇까지 등장시키면서 중국시장과 일본시장은 어느정도 신경 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역시나 한국시장은 이번에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은 잘 안챙겨줘도 알아서 흥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을지도요..쩝..;;
P.S
'테사'역을 맡은 여주인공 '니콜라 펠츠'(Nicola Peltz)는 이번에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처음 접한 배우인데, 확실히 3편에 출연했던 '로지 헌팅턴 휘틀리'보다는 매력적이였지만, '메간 폭스'와 같은 건강미 넘치는 원초적인 섹시함과는 거리가 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건 아마 맡은 배역(아빠 말은 지독하게 안듣는 천방지축 딸^^)의 이미지가 한몫을 한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많은 남성 관객들의 로망인 '메카닉 시리즈를 확실하게 받쳐주는 여주인공'으로서는 살짝(?) 부족한 느낌이였어요 ^^;; 다행히도 그리운(?) '메간 폭스'양은 조만간 개봉할 '닌자 터틀'에서 '에이프릴'로 만날 수 있기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봐야 겠습니다 ^^